[광견]
오늘 밤은 달이 밝아 구름 한점 없이 맑아
오늘 따라 달로 날아가고 싶다
깊게 묻듯 잠자리에 누워 별자리를 찾듯
검게 물든 하늘에서 나를 찾아본다
반짝반짝 작은 별 하나하나 찾은 들
하늘을 수놓는 수많은 점들은 너무 많아
어딘지도 모르겠군, 내가 떠나버린
작은 소혹성 B-612
꿈을 먹고 자라던 어린왕자
그 때의 멋진 나날 들은 도대체 어딜갔나
찡그린 이마 위의 골짜기만 늘었지
잊혀진 지난 날에 그렸었던 밑그림
상상보단 앞 날 걱정만 불어났어
항상 뒤만 돌아보며 길을 걸어왔어
작은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남은 것이라곤 초라하고 빛바랜 회상록
[이요셉]
내 안의 나는 내 이름 알까
오늘이 가면 알 수 있을까
어둔 저 달빛, 멈춰선 바람처럼
흘러, 불어 새벽녘속으로 사라지겠지
[광견]
빈 들에 이름없이 핀 들꽃은 잃을 것도
하나없다고 속삭이고
작은 꽃을 피워내고 남은 것이라곤
볼품없는 꽃줄기와 잎사귀들 뿐이나
부는 바람에 품은 씨앗을 흩뿌리고
그 자신은 조용하게 침묵해
그에 비해 인간이란 나 자신은
탐욕스레 두 손에 가득하게 욕심을 내
욕망으로 공들인 탑은 쌓을수록
사방으로 흩어지며 쉽사리 무너져
이것 봐, 밝은 별들도 새벽이 지나면
별빛을 내려놓고 태양 뒤로 사그라져
새벽녘에 떨쳐내는 집념
어둠속에 반짝이며 해가 뜨길 빌며
눈을 다시 뜨면 이 모든걸 잊겠지
이 새벽녘이 지난뒤
잃어버린 꿈들이 또 채워질테니
[이요셉]
어제가 지나 새벽이 오고,
새벽이 지나 내일이 되고
다시 새벽녘, 새벽녘이 찾아와
나를, 나를 잠 못들게 해
새벽녘에 펼쳐낸 푸념
염려가득 했던 지난 몇 년을 잊으려
불편한 몸을 뒤척이며
날 수식하는 미사여구를
하나 둘씩 벗어던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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