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수면 위로 비친 불빛들마저도
이 슬픈 강의 끝을 몰라 두려움에 떨어
다가오는 내 행복은 지금 어디쯤이려나
바라보는 내 눈시울만 뜨거워지는 한강
죽은 사람처럼 침대 위에 누워 있다가 일어나 세면대 앞에서 얼굴을 닦아
엄마가 곱게 접어둔 수건에 잠깐 얼굴을 파묻고 숨을 내쉬길 한참
모자 하나 눌러쓰고 밖으로 나가 목적지도 행선지도 없이 어디로 갈까
아무리 생각해도 여긴 너무 사람이 많아 힘들게 잡은 택시를 타고와 내린 한강
흐르는 강물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지 외로움과 괴로움 고통을 집어삼킨
깊이가 보이지 않는 한강이 무서운 걸까 도시의 불빛이 수면 위에서 몸을 떤다
난 찾을 수 없었어 인생의 정답 이 강물의 끝이 바다가 아닐까봐 겁나
나만의 신에게 딱 한 가지 묻고 싶었지 당신이 계신 곳엔 눈물 따윈 없는지
차가운 수면 위로 비친 불빛들마저도
이 슬픈 강의 끝을 몰라 두려움에 떨어
다가오는 내 행복은 지금 어디쯤이려나
바라보는 내 눈시울만 뜨거워지는 한강
늘 그렇듯이 돌아오는 발은 무겁고 이런 날 위로해 줄 수는 없지 아무것도
차마 누르지 못하는 친한 친구의 번호도 술 한잔 하자 하기엔 이미 너무 늦었고
돌아오는 길에 공사장 벽 구석 아이들이 놀다가 버린 인형을 그린 낙서
슬픈 얼굴 위에 흐릿한 말풍선 “사람들이 원래 그렇잖아 I’m not alone”
지금 내 처지가 딱 내릴 곳을 지나 지하철 한 구석에 버려진 우산이지만
종착역까지 가져간 버리지 못한 희망 언젠가 비가 내리면 다시 날 찾을 테니까
버티며 또 살아가겠지 나 그날까지 이젠 익숙해진 사람들의 손가락질
나를 괴롭히는 소리 없는 못과 망치 오늘도 돌아서는 믿음의 발끝을 꽉 잡지
다가오는 내 행복은 지금 어디쯤이려나
바라보는 내 눈시울만 뜨거워지는 한강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봐 하염없이 살아간다는 건 언젠가부터 벌칙
벼랑 끝에 걸친 채로 버티는 거지 너의 손을 잡기에는 턱없이 멀지
내가 기다리는 행복은 지금 어디쯤일까 혹시 날 못보고 지나쳐버린 건 아닐까
오늘따라 유난히도 어둡고 길고 긴 밤 차가운 한강위에서 눈물을 삼킨다
차가운 수면 위로 비친 불빛들마저도
이 슬픈 강의 끝을 몰라 두려움에 떨어
다가오는 내 행복은 지금 어디쯤이려나
바라보는 내 눈시울만 뜨거워지는 한강 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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