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학원은 너무 지루해나는 마음 둘 곳이 없어요하지만 이미 집 나온 나는 공원을빙빙벌써 땅거미 질…
우리는서로의 얼굴을바라만 보아도웃음이 절로 나는우리는아우리는지금 이 골목을 환하게 밝혀주는맑고 따사로운 햇빛을함께 온몸을 다해서 받아내며걸어가고 있는걸어가고…
뒤처져버린 삶의 비루한 거죽이 놓일 자린 어델까 어린 날들 날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던 동네 놀이터…
땅에는 땅강아지들 불에는 불을 쬐는 노파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말없이 말하는 말들 바람은 바람…
뾰족한 것으로 찌르고 잘라 아래에서 위로 하나 되는 순간흔들리고 새고 부풀어지고 부러지며 다시 둘이 되는…
늦봄 자락밤바람이 차가웁게미닫이를흔들고스쳐 가는 옛날 사람 생각에난잠이 오질 않아요 같이 걸을까요 그러다 후두둑여우비 내리고내 베게도젖어서오늘…
노란 방 그 속에난 경멸스런 눈빛들노란 방 그 속에난 울지 않는 어머니의노란 방 그 속에내게…
눈이 오는 밤나는 집을 나서요바람은 차고뺨은 붉어져몸이 떨려요그래도 계속 걸어가요깊고 어두운산의 입구로눈이 오는 밤 우리는백년을…
붉고 뜨거운 파도가끝없이 밀려오는 곳으로아무도 없는 곳으로향하는 깃발들 너머로는 무구하게 웃는모든 것을 알고 있는고양이 한…